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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거리공연여행(호남신문) | |||||
| 글쓴이 | 갯돌 | 등록일 | 2004-03-31 10:15:58 | 조회 | 3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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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31 극단 갯돌 `목포 거리 공연여행` 수탈·억압 현장찾아 씻김굿 한판 3일 배우·학생 등 600여명 참여 일제·독재시대 수난 흔적 돌며 아픈 역사 한푸는 진혼축제 벌여 1897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통로이자 물류기지로서 온갖 수탈이 자행됐던 목포. 그 억압과 착취에 맞서 싸워온 민초들의 울분과 한으로 남은 역사의 상흔을 씻는 진혼굿이 열린다. 목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 `갯돌`이 다음달 3일 오후5시 목포시내 곳곳을 돌며 진행하는 `역사의 거리 공연여행`. 이날 거리공연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현대시장 건너편), 유달동 일대에 지금도 자취가 남아있는 일본인 거리, 일본경찰서(초원호텔), 일본 영사관(현 문화원) 등 역사의 현장을 돌며 원혼들의 한을 푸는 의식을 펼친다. 이들 장소는 단순히 일제시대의 옛 유적으로서만 의미를 갖는 게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에는 민주화 투사들을 고문하고 압박하는 폭력의 공간이었고, 현재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집회·시위 공간으로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는 것. 이들이 마련한 프로그램은 야외공연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시낭송, 영상쇼, 토크쇼, 퍼포먼스, 패션쇼, 음악, 굿, 전통연희, 마당극, 연극 등으로 다채롭다. 먼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 앞에서 펼쳐지는 1부에서는 김해성씨가 연주하는 진혼조의 바이올린 곡 `죽어 살아온다`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단원들의 탈굿이 펼쳐진다. 여는 노래 `광야에서` `민족해방가`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등을 들려주는데 이어 목포 최초의 노동자 파업이었던 `부두 노조파업`을 소재로 개항 후 목포로 몰려드는 부두 하역꾼들의 삶을 다룬 마당극이 펼쳐진다. 유종 시인이 나와 당시 민초들의 한숨과 설움을 담은 시들을 낭송하고, 자본수탈의 거점이었다가 또다시 민주투사들의 정신수탈의 장이 됐던 그 지독한 역사의 오류 속에서 흘러나오는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진달래`를 통해 참 역사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퍼포먼스 그룹 `코파스(한국실험예술정신)`가 상처의 아픔 속에서 나와 영원한 자유를 누리기를 기대하는, 영혼의 해방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건물 곳곳의 상처받은 흔적과 억압받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씻김2004`가 펼쳐진다. 고석규 목포대교수로부터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의 역사에 대해 들어보는 마당도 마련된다. 옛 일본인 거리에서 마련되는 2부에서는 1919년 4월8일 일어난 `목포 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짚는다. 만세 시위자들의 만세굿과 선언문낭독, 일본경찰들이 총으로 시위대를 위협하는 싸움굿, 포승줄로 묶여 압송되는 군중행렬 등이 마당극 형식으로 공연된다. 3부에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주제로 옛 일본영사관과 일본경찰서 자리를 `점령`한다. 암태도 소작농들의 농성장면이 재연되고 나면 일제 시대 목포의 문화, 풍경, 사람들의 삶 등을 담은 영상쇼가 상영되며, 노랫말로 민초들의 의식을 일깨웠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장면을 연출한다.이밖에 당시 일본인들의 생활의상을 통해 해학과 풍자의 익살스런 한마당이 패션쇼로 선보인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촛불시위대가 등장, 이라크 전쟁반대와 미선이·효순이 사망사건 관련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통일의 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공연시간은 모두 3시간. 손재오씨가 연출을 맡고 갯돌 단원들과 목포문화원, 민예총,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 등 목포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체 회원들과 정명여고·전남제일고 학생 등 6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다. 문의 061-243-9786. 박정미 기자 miss@hona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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