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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요동치는 질펀한 마당판 되길... (오마이뉴수 펌) | |||||
|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05-08-05 16:56:37 | 조회 | 4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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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요동치는 질펀한 마당판 되길... 항구도시 목포에서 열린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을 마치며 손재오(곰배팔이) 기자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이 지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동안 목포하당동 하당초등학교에서 뜨거운 열기 속에서 열렸다. 이 축제는 목포문화운동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극단갯돌이 2001년 극단 2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축제이다. 목포의 문화는 항구도시라는 특성아래 바다문화, 갯벌문화와 같은 자연생태문화적 삶 속에서 뿌리내렸던 삶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다. 목포는 1897년 일제의 강제적 개항이라는 아픔 속에서 이미 그 출발점을 한으로 예고한다. 근대 도시100년 역사의 뿌리인 것이다. 목포는 인근 서남해를 아울러서 생기는 문화적 충돌이 생기는 지점이다. 신안, 영암, 무안, 함평, 영암, 해남, 강진, 진도 등의 지역에서 목포를 중심으로 생활권, 생계권, 문화권, 교육 등의 문화생태들이 유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가 생긴 이래로 늘 그래왔고 지금도 그것들을 목포권역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두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로 농촌과 어촌으로서 형성되어 목포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목포의 문화는 농촌과 어촌의 삶들이 항구도시 특성 아래 놓여져 있으며 그것들이 목포의 도시로 몰려들면서 아주 특이한 전라도 항구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목포의 문화는 농촌과 어촌문화의 기반 아래 도시 문화의 상업성이 개입되어 혼재된 문화의 틀거리를 만든다. 시인 문병란의 이야기처럼 ‘실패한 첫사랑이 생각나는 곳’ 가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랫말처럼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같은 정한적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 목포이다. 여기에는 만나고 떠나는 유목적 삶의 문화가 배어있다. 이들의 문화는 한을 넘어서 흥과 신명으로 탈바꿈되어 묘한 풍류를 만들어 낸다. 잘 놀고, 잘 싸우고, 잘 뭉치고, 잘 삐치는 사람들, 의리와 정이 있고, 타인을 해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목포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항구 도시의 정서와는 다르게 문화적 삶은 매우 열악하기 그지없다. 변변한 공연장 하나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그들이 쉬고 충전할 수 있는 문화 쉼터 조차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가 있지 못하다. 지자체의 개발 이력에는 오로지 길 넓히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만큼 목포는 잠재된 전라도 문화의 원형이 있는 곳인데 그것들을 충족시켜줄 만한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 다섯 해를 만들다 극단갯돌은 지난 1981년 5월 민중항쟁 이후 자생적으로 생겨난 문화운동 단체이다. 독재의 서슬 퍼런 현장에서 문화를 주무기로 항거하며 치열하게 싸워왔던 것이다. 그러한 세월이 2001년에는 20주년을 맞이한다. 여기에서 갯돌은 자신들의 탄생의 몫이 자신의 노력보다는 시민 대중들의 열망 속에서 지켜져 왔음을 확인한다. 그것들은 결국 다시 문화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함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제정한 것이 바로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인 것이다. 이 축제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으로 일부러 찾아가 그들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예술문화정보는 물론 축제를 통해 문화자치능력의 배양과 주민들 간의 소통의 축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의 속 깊은 뜻이다. 그간 축제는 5년을 맞이하면서 소외 지역만을 찾아다니며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에 엄청난 기대 효과를 모았다. 매회 공연 때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례적인 관객 동원의 기록 속에서 그들이 갈구하는 문화욕구들을 채워주기에는 4일 동안으로는 버거울 만치 엄청난 기대였다. 축제는 모름지기 그 지역의 당사자들이 얼마나 신명나고 잘 노는 것인가에 그 승패가 달려있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지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축제내용의 골자를 삼는다. 또한 그간 주춤했던 마당극의 예술 장르를 곧추세우고 마당극의 태생인 민중문화, 공동체문화, 신명문화의 확산을 노리는 데에도 그 의미를 지니고 있다. 30년의 역사를 대중들과 함께 했던 마당극은 성장 배경만큼 미적가치나 굿적 패러다임이 동승되어 있지 않다. 그러한 마당극 운동의 저변 확대는 마당극이 반짝 왔다 사라지는 예술문화 장르가 아니라 그것들을 조금은 현실감 있고 치밀하게, 현장 속으로 밀도 있게 축제미학으로 접근시켜야 한다. 마당극은 애초에 현장에서 그리고 야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숨쉬었기 때문이다. 왜 하필 마당극이 축제문화로 가느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마당극은 단순한 극(연극)의 이데아로 받아들여지기를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극의 이데아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껴안을 수 있는 굿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혼돈의 신명미학 ‘난장’, 생명과 평화의 문화대제전 다섯 번째 이번 축제는 굿의 정신을 충실히 노정하고 있다. 혼돈의 신명미학 ‘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의 특징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의 주요 구성으로는 전국의 우수한 마당극들의 공식초청작, 마당극과의 인접 장르들을 내비치는 특별기획공연작, 지역주민들이 마구 참여하고 놀아 보는 참여행사, 모심행사, 나눔행사, 체험행사들이다. 여기에는 중심과 주변이 따로 없다. 마구 섞어 놓는 것이 이번 축제의 컨셉트였다. 서구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이 충돌하고,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 속된 것과 고상한 것이 충돌하고 소위말해 판에서 일컫는 혼전 양상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예술문화의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고 혼돈을 타고 흐르는 생명적 뭉치 힘에 과감히 몸을 실었다. 공식초청작은 전국의 마당극 단체들(대전, 경기, 서울, 부산, 광주, 청주)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채와 감각으로 공연을 했고, 특별기획공연작은 퓨전국악, 마임, 춤, 영상, 퍼포먼스, 무대극, 소리 등 다양한 장르들을 배치하여 소외 지역민들에게 예술문화정보의 소통을 가져옴은 물론, 마당극과 다른 장르들을 고루 분산배치 시키면서 마당극의 독자적 특성을 찾게 만드는 전략적 구성으로도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지역민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부대행사격인 나눔, 모심, 참여, 체험행사는 말 그대로 섞여서 즐기는 난장을 만들어 냈다. 동네의료기관들이 직접 나서서 무료의료봉사를 현장에서 여는가 하면, 개최 장소인 초등학교 축구부들을 돕는 장터마당과 초등학생들의 벼룩시장은 그들만이 놀 수 있는 유일한 잔치로 기억되었다. 어린이벼룩시장은 준비에서부터 참여까지 어린이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100여개가 넘는 참가팀을 받아 가게 이름도 짓고 물건도 서로 교환하고 팔아서 모은 수익금의 반을 불우친구들을 돕는데 기탁하는 아름다운 장터 거리난장을 벌였다. 또한 프린지 축제격인 거리난장은 목포지역의 문화동호회와 지역 예술인이 함께 참여하여 도시의 시원한 그늘이 있는 거리에서 도시 100년의 역사를 난장으로 조망하고 미래를 예견해보는 난장터 벌임이었다. 지역민이 참여하여 목포지역의 역사문화의 상식을 퀴즈놀이를 통해 풀어보는 퀴즈마당은 앞다투어 참가 신청을 내고 목포역사문화에 대한 상식을 시작 전부터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여 갈고 닦는 정신이 예쁘기만 했다. 날마다 축제 시작에 벌여지는 풍류 난장은 우리 지역을 지키는 예술가 명인들, 예술을 가꾸는 젊은 예술가들, 예술을 꿈꾸는 어린 유망주들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라도 풍류의 근원을 만들어 놓은 일대 쾌거의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지역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문화의 풍부한 소재들을 난장화 시킴으로써 그것들의 혼돈 속에서 신명미학을 다시금 찾는다. 전통만이 능사가 아닌 현대의 메커니즘에서 축제는 지역민들에게 올바로 다가설 수 있는 그 무엇인가의 문화콘텐츠를 적극 필요로 하고 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경험되어진 또는 경험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총화로서 구성되어지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이 곧 전통에서 이야기되어지는 난장미학이지 않겠는가. 마구 섞여서 놀아보는, 뭔지는 모르지만 미쳐서 신이 나는, 그래서 다 놀고 보았더니 기분이 좋더라, 축제 난장의 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통과 상생의 나눔 미학 ‘떡도 먹고 굿도 보고’ 축제의 개폐막은 당사자들과 지역민이 축제의 주제를 의도적으로 내비치는 행사이다. 밑면에 흐르는 가장 큰 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축제의 기조는 ‘지역민이 참여한다-마당극도 구경한다-다른 것도 구경한다’ 이다. 다시 말해 ‘굿도 보고 떡도 먹는’재미이다. 이러한 밑면을 애써 확인시키려고 개폐막 행사에 떡의 등장을 상징화 시켰다. 시작과 끝을 떡 나눔으로 배치시킴으로써 축제의 이미지를 형상화시켰다. 떡 나눔으로 모심화 하여 상생하고 소통하여 생명과 평화를 꿈꾸고 희망하는,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일종의 기원굿이었다. 개막식의 폐해인 의전행사는 골칫거리로 안고 있다. 개막식은 당사자들이 축제의 주제를 개막을 통해 대외만방에 알리고, 자신들이 이제껏 준비해온 긴장을 일시에 해소시키고 충전시키자는 뜻인데, 완장(?)들이 나타나 자신들이 축제의 주인처럼 기원해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정치연설의 늪으로 끌어가는 것이 축제개막의 폐단 중에 폐단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이러한 일련의 축제 개막식을 일시에 깨버렸다. 개막을 축하 해주러온 내빈인사들이 정성스럽게 개막 떡 커팅식을 하고, 접시로 관람객들에게 떡을 담아 나누어 주는 것이 개막식의 전부이다. 떡의 위력은 여기에 있었다. 떡을 통해 서로 함께 나누고 모시는 신명잔치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떡을 먹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몸으로 받아 모셔 축제를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떡 잔치를 통해 앞으로의 축제가 자신들의 잔치라는 것을 예견해놓자는 의도도 숨겨 있었다. 폐막 또한 풍물굿패의 잔치를 벌이다가 마지막에 떡과 술을 나누어 먹고 진탕 나게 한판 노는 것이었다. 여기에서의 떡 잔치도 앞의 개막식과의 똑같은 유형의 굿판을 짜서 축제가 끝나는 날, 축제를 통해 다진 소통을 재삼확인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오늘의 축제를 본으로 더욱 새로워진 자신이 되기를 바라는 기원 잔치였다. 전통축제의 모델 ‘추렴문화’를 현대에 담는다 - 500여명의 마당인들 전통의 시대 마을의 잔치를 생각해보라. 준비에서부터 일일이 축제 담당자들이 몸과 마음이 하나 되어 애써 정성을 부리지 않았던가. 축제의 재정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 대표격과 총무가 집집마다 돌면서 추렴을 하여 잔치를 성사시키지 않던가. 누구네 집은 쌀 몇 대, 콩 몇 말, 술 몇 대 등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기록해둠은 물론 추렴한 물건과 돈을 모아 떡을 만들고, 밥을 짓고, 그것들을 팔아서 돈을 만들어 축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공동으로 해결했던 것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시작부터가 순수민간 주도로 이어온 잔치이다. 여기에는 갯돌역사를 이룬 선배들과 사회각계각층의 인사 및 시민들을 추진위원으로 그 층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 300명의 추진위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500명을 넘어 섰다. 작게는 만원에서부터 많게는 백만원의 현금 추렴에 이르기까지 성금추렴, 물품추렴, 몸추렴 등 다양한 사람들이 축제의 뜻을 새기며 추진위원으로 참여하여 축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500여명이 넘는 추진위원은 실제 이 축제의 버팀목이자 상징이었다. 500여명의 시민들의 직업은 너무나 다양하다. 기업체, 상가, 시장좌판, 노동자, 버스기사, 교수, 정치인, 교사, 공무원 등 여기에 이루 열거할 수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각계 각진에서 본 축제를 지원해주고 함께 해왔다. 또한 이들의 몫은 가난한 살림에 발이 되어 홍보비를 대량적으로 절감하는 여론과 언로의 길트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도 본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전통축제의 원형미학인 공동체 문화가 깃들어 있는 추렴문화를 가장 큰 본으로 삼았다. 두레, 대동계, 품앗이, 추렴 등과 같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 문화를 배경으로 오늘날 축제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운명적으로 가져오는 것이었다. 축제의 새로운 판짜기(콘텐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틀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상식선을 주요 아이템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오래된 미래’는 소통과 상생 그리고 생명평화의 미래 희망마저도 담아내는 큰 그릇이라는 명제를 새삼 느낀다. 마당 판의 질펀한 심성으로 빠져들기를 꿈꾼다 4일간의 여정을 글로써 어찌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이제 다섯 살의 나이만큼 귀엽고 예쁜 모습으로 성장발아를 하고 있다. 그 나이에 받을 수 있는 칭찬다운 칭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본 축제의 가능성이 일기 시작한다. 여론 주도 층에서는 벌써부터 목포의 대표적인 축제로 만들자고 난리다. 그래서 축제가 빨리 커서 관광객도 많이 오게 하고, 유명축제가 되어 지역경제도 살리고, 문화관광부 선정 10대 축제 안에도 들어서 목포하면 마당극이 떠올릴 수 있도록 하자고 한다. 이렇듯 축제가 이런 식으로 잘되면 큰일이다. 제대로 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민의 몫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애초의 축제 취지가 빗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달고 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본 축제는 생명의 무게를 달고 한 걸음 한 걸음 시민들의 심장 곁으로 다가가기를 꿈꾼다. 살갑고 정겨운 우주와도 같은 동네 곁으로 그리고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속삭이듯 놀고, 미친 듯 놀고, 그랬다가 놀래 자빠져 한바탕 웃음 치는 마당판의 질펀한 심성으로 빠져들기를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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