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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거리<세계일보>

글쓴이	갯돌	등록일	2004-04-17 18:07:25	조회	3605


유관순언니 생각하며 "대한독립 만세" 역사의 거리공연 여행 현장속으로 유달산과 삼학도를 배경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남도의 항구 도시 목포. 1897년 개항한 이후 광복 전까지 서울·평양 등과 함께 전국 6대 도시의 하나였지만, 이제는 지방 소도시쯤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6대 도시라는 당시 기록도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곡물 수탈과 착취에 필요한 일제의 교통로였을 뿐이기 때문이다. ‘목포는 항구다’ 와 ‘목포의 눈물’ 등 하나같이 가슴을 젖게 하는 노래와 가락들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 3일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일본인 거리, 일본경찰서, 일본영사관 등 목포에 남아 있는 일제 건물 앞과 거리에서는 ‘역사의 거리 공연 여행’이라는 행사가 펼쳐졌다. 시 마당극, 연극, 전통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민족애라는 하나의 주제를 담은 행사였다. 공연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됐다. 1장 ‘죽어 살아서 온다’를 비롯해 2장 ‘해방을 꿈꾸며’ 3장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그것. 5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은 목포로 상징되는 일제 때 경향 각지의 울분과 한을 풀어내려는 한바탕 씻김굿이었다. 오후 3시 동척 건물 앞에는 ‘유달산 꽃 축제’의 감흥을 이어가려는 관광객과 오후의 나른함을 이겨내려는 수험생 등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탈굿 ‘죽어 살아돌아온다’가 애잔한 바이올린 선율 속에서 진행되자 시민들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었다. 이어 목포부두 하역인부들의 삶의 이야기인 마당극 ‘부두노동자’가 공연되자, 자신들이 당시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이기라도 하듯 주먹을 불끈 쥐는 청년도 있었다. 청년들의 주먹을 희미한 배경으로 일제 노동자들의 땀 냄새와 속울음이 느껴졌다. 동척에서의 공연이 끝나고 햇살이 가늘어지자, 일본인 거리에서는 ‘해방을 꿈꾸며’라는 소주제의 공연이 이어졌다. 1919년 4월 8일 목포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연이었다. 독립선언문이 낭독되자, 앳된 얼굴의 초등학생부터 80세 노인까지 시민들은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며 당시 민중들의 독립 열기를 체험했다. 일본경찰로 분장한 배우들이 총칼을 들고 이들을 진압하자 만세 소리는 더욱 커졌다. 거리 행진에 동참한 홍진향(정명여고)양은 “유관순 언니를 생각하며 목이 쉴 정도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불렀다”며 “공연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인 거리에서의 만세 소리가 잦아들자, 배우들은 일본경찰서와 일본영사관으로 공연 장소를 바꿨다. 일제의 모습이 상징처럼 전해지는 두 곳에서 공연팀이 시인 이상화의 민족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3장의 주제어로 삼은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일경에 끌려온 소작농과 소작인들이 경찰서 앞마당에서 죽기를 마다하지 않는 ‘아사동맹’으로 조선인의 다부진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공연장이 된 곳은 현재 목포문화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영사관 자리. 햇살이 자취를 감춰 한기마저 느껴지는 저녁 7시. 조명이 비치자 화려한 의상의 일본인들이 출몰한다. 이제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는 관람객들의 출렁거림과 몽롱함이 또 하나의 시민참여 형식의 축제를 만들어갔다. 배우와 가수, 관람객은 민족화합과 통일을 염원하면서 역사 여행을 마무리해 갔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 시민들은 역사 바로 보기의 감흥에 젖어 이미 현장 속에 몰입될 대로 몰입된 자신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앞선 민초의 질곡의 현장을 체험하면서 자신들이 미래로 이어주는 고귀한 존재임을 자각한다. 지난해에 이어 열린 이번 공연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소주제별로 바뀐 공연 현장을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킨 고석규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일제 시대 건물들 앞에서 거리 공연을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역사의식을 체험케 소중한 기회”라며 “내용을 만들고 쌓아 거리 공연을 역사문화, 문화축제의 성숙한 자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행사에 참여한 김재용씨는 “일제 때 목포의 울분을 전체 시민의 참여로 풀어내 뿌듯하다”며 “문화 소외지인 지방에 이런 공연이 있다는 것은 기쁨”이라고 평가했다. "아픔의 현장 함께 공유 관객은 예술순례자 `거리공연`총감독 이방수씨 “‘목포 역사의 거리 공연’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소주제를 담고 전체적으로는 민족애라는 단일한 주제를 표현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예술무대입니다.” 행사를 총감독한 이방수(41)씨는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극단과 각 고등학교, 목포문화원, 민예총, 사단법인 한국민족극운동협회 등이 함께 노력해서 거리에서 역사의식을 담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목포 토종 극단으로 1981년 창립된 갯돌의 대표로 2년째 이 공연을 책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한곳에 깔끔하게 정리된 공연장이 아니라 역사의 상흔이 묻어난 야외 유적지를 축으로 공연이 펼쳐짐으로써 진정으로 그 감흥을 즐기고 역사의식을 자각하려는 관객들이 함께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의 관객은 현장 예술을 감상하는 예술 순례자였던 셈”이라고 규정했다. ‘목포의 눈물’과 ‘난영’ 등 각종 공연으로 목포 시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극단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이 대표는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거리 공연을 펼칠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도 ‘거리 공연’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밝혔다.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문화 단체는 그 지역의 문화적인 힘을 상징하고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창구라는 신념 때문이다. 거리 공연을 강조하는 그의 말에는 고비용 저효율의 ‘칸막이 사회’에 대한 냉정한 현실 진단과 비판 의식이 담겨져 있다. 박종현기자/bali@segye.com 2004.04.12 (월) 16:35


No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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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005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호남뉴스라인)	관리자	2005-07-19	3948

47	마술의 매력에 푸욱 빠져보시것습니까(호남뉴스라인)	관리자	2005-07-19	3618

46	제5회 목포 전국 우수마당극 제전(전남일보)	관리자	2005-07-19	3663

45	제5회 전국우수마당극제전’ 22∼25일 목포 하당초교 공연(남도일보)	관리자	2005-07-19	3980

44	목포의눈물물이돌아온다<디지털국악신문>	관리자	2004-11-23	3644

43	창작뮤지컬난영 목포공연(연합뉴스)	관리자	2004-11-22	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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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익살로 풀어낸 시대의 아픔(광남일보)	갯돌	2004-08-30	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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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거리<세계일보>	갯돌	2004-04-17	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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