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얼마전에 목포시는 도자기 축제를벌였고 시민의 날 행사도 있었다. 이러한 축제와 행사를 두고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수 있는데 본격적인 좌담에 들어가기 앞서 이에대한 약평을 해본다면
김탁- 우선 도자기축제는 왜 하는가에 대한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없었다. 또한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 이미지라는 정체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본다.
시민의날 행사의 경우 부분적으로 가장행렬은 이미지가 선명하고 준비과정에서 시와 민간단체간의 유기적 협조가 돋보였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유도가 미흡했고 동원식이 여전한 점이 아쉽다 하겠다.
김종익- 도자기축제는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목포지역 산업도자기 전시전 정도로 족했던 것 같다. 시민의날행사는 주민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을 열었다는 성과가 있었으나 목포의 공통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그러나 누가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틀리다는 점을 느낄수 있었다. 이벤트사에 맡긴 상업적 도자기 축제의 모습과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 시민의날 행사의 축제적 측면이 그것을 말해준다. 한마디로 민에서 주도하고 관에서 지원하는 형식이 올바르다.
손재오- 도자기축제는 참가하지 못해 평가를 하기에는 어렵다. 다만 이천도자기축제와 같이 우리지역에서는 영산강문화권중심의 특색을 살렸다면 좋았으리라 본다.
시민의 날 행사는 지역의 근현대사를 펼쳐냄으로서 뿌리의식을 살려내는 데는 성과가 있었으나 다양하면서도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데는 한계를 느꼈다.

축제의미, 거꾸로 섰다

윤소하- 목포시에서는 개나리축제, 도자기축제등을 비롯해 삼학도 장승제 등 여러갈래의 축제나 그에 준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축제의 본래적 의미와 이에 비추어본 성과와 한계에 대한 의견은?
김종익- 축제라함은 주민들이 일정한 생산과 생활의 성과를 공동으로나누는 집단적 유희로 출발하는데 물산을 중심으로한 박람회성격으로 거꾸로선 축제의 성격이 일반화되버린 경향이 있다. 무안연꽃 축제의 경우 관광상품을 포인트에 두었으면서도 정작 홍보와 판매에 있어서는 구체적 효과가 없었다.
김탁- 옛날 축제는 곧 굿, 대동제, 제사 등과 같은 자발성에 기초했다. 그러나 요즘은 지역이미지제고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의식이 동시에 존재하며 이를 위한 의도된 연출의 성격이 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참여하여 시민이 향유하는 축제의 내적의미를 바탕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연상화게 끔해서 경제적 생산성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손재오- 축제는 전통적제 의식에서 출발하며 당연히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진다. 기우제, 풍어제 등 정확한 주제와 목적성을 바탕으로한 공동의식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전통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의식을 단일한 이미지로 창출하여 ‘그집 잘 논다하더라 한번 가보자’하는 참여 욕구를 부여하도록 해야한다.
김탁- 축제하면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행정기관에 많이 있다보니 어쩔때는 대회적 성격을 띠는경우까지 있다. 유달산 개나리 축제의 경우도 짜여진 틀을 강조하기 보다는 그때 만큼은 많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유달산의 정취를 편안하게 느낄수있도록 유도하고 행정기관에서는 이를 보조하고 지원하는 일에 주안 점을 두어야 한다. 개나리 축제도 차라리 유달산 주변의 온금동, 달성동 등 동네축제로 자연스럽게 유도되는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종익- 유달산 개나리축제는 유달산을 안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내용이 확보되는 기간으로 자연스레 연결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는 도시발전 과정에서 아픔을 겪었던 유달산 주변 주민들의 심리적 아픔을 풀어주고 향수를 달래주는 역사성도 배어 있어야한다고 본다. 편안하게 유달산를 열고 이곳에 살고있는 이들이 함께하는 공간과 시간의 배치라 보면 된다.
손재오- 유달산과 개나리라는 자연이 주는 꽃구경이 되어야한다. 지나치게 부대행사를 늘어놓다 보면 산만해질 뿐이다. 유달산 주변에사는 사람들의’ 터벌림’을 통한 화사한 꽃놀이에 참여하는이들이 목포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하는 것이다.

시민적 합의 부족이 원인

윤소하- 지금 전국적으로 수 많은 축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각 지자체의 경쟁적인 축제개최와 대동소이한 주제와 방식으로 진행되는 축제에 대한 비판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 그 원인과 문제점은?
김탁- 축제에 대한 시민적 발상과 합의가 없다는 점이 이러한 현상을 낳고 있다. 또한 행정하는 사람들의 지나친 경쟁의식이 이를 부추기고 선거를 의식한 전시성에서 비롯된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주제가 상실되기 쉽상이고 대규모화를 꾀하는 관계로 이벤트사등에 맡겨 예산낭비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벤트사에 의뢰하고 전국을 도는 전문 축제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버리다보니 역으로 지역내 부가 유출되고 축제기간내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정반대 현상까지 나오게 된다. 작지만 아름다운 축제를 꾸밀수있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김종익- 우선 행정력 낭비의 심각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시민의 날 같은 경우도 그러했지만 축제준비나 진행과정에 공무원동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결국 사회적 비용인데 이러한 비용의 부담이나 피해는 결국 해당 지역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자구적인 출발 점을 찾는다면 처음부터 민간에게 이를 주도토록하여 스스로의 일정한 룰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손재오- 지역축제에 참가하는 경우 종종 느끼는경우지만 행정수준에 꿰맞추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질서만 중심에 놓다보니 축제가 갖는 ‘무질서속에 질서’라는 자연스러움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차단하고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지역축제에 있어 이에 대한 전문성과 상호 연관성이 중요하다.

가장 목포적인게 뭐냐?

윤소하- 지역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참여하는 형식과 내용은 물론 목포지역의 특성과 상징성을 잘살릴 수 있는 지역축제는 무슨 주제로 어떻게 가져가야하는지
김탁-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처럼 자연환경이라는 기본조건이 형성되면서 지역의 아이텐디티가 잘드러나야 한다. 가장 목포적인 것이 무엇이냐 목포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주제와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이에 비추어 목포는 항구이며 바다라는 주제를 살리는 각도에서 인근지역을 포괄하는 바다를 주제로한 축제가 필요하다. 또한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맞아 서남권 주민에게 바다를 자원으로하는 비젼을 제시해줄수 있는 수산물 판매증대 연계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손재오- 너무 비젼만을 제시하다보면 화려함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다. 우리가 살아온 건강한 노동을 통한 삶의 모습을 형상화 해내야한다. 삼학도 장승제의 경우처럼 비원의 축제로서 역사의 아픔을 씻기고 다시 세워내는 것과 같이 말이다.
서남권은 태생적 뿌리에서 형성된 동일한 문화권이며 이는 인근 지역 주민들을 묶어내는 연계 축제 코스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지금같이 수많은 서남권 지역 축제들이 있지만 호환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서로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김종익- 목포는 강,산,바다 즉 영산강,유달산,바다의 한중간에 자리잡고 있으며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문화적 모티브에 강한 흡인력을 느끼고 있다. 결국 행정단위의 문제가 아니라 축제의 가장기본요소인 주민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면 서남권 지역축제의 연계를 구체화 할수 있다.

지역 특성 고려 인근지역과 연계해야

윤소하- 그렇다면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지역축제의 상호 연관성을 현실화 해내기 위한 절차와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수 있는가.
손재오- 작은 조직이나마 지역간의 협의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안별로그에 걸맞는 주체들끼리 공동의 준비과정을 갖는 경험과 유대감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김종익- 협의창구 자체를 민간에게 맡기는것도 한방법이다. 민간 단체들은 주제와 내용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에서는 오히려 이를 지원하는 입장에서 자기 역할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 봄 서남권 관광활성화 토론회 개최과정에 비추어볼 때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 그것은 기초단체간의 불필요한 경계심리가 극에 달해있다는 것이다. 협의와 연대는 커녕 서로를 견제하는데 급급하다. 모든 자치단체가 이러한 자세를 극복해야 하지만 특히 목포시가 너무 나서지 않도록하고 위에서 말했듯이 민을 통한 사심없는 협의와 연대의 성과를 낼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김탁- 서남권 관광행정 담당자들간의 협의기구를 구성해 행정 실무차원의 지원협의를 하도록 하고 민간단체 협의회를 구성하여 민간주도의 서남권 공동축제 실행력을 결합시겼으면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조급하게 추진되는 것보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민간단체 협의체 구성 바람직

윤소하- 지금까지의 의견을 바탕으로 목포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의 문화관광 행정 정책의 변화를 주문한다면.
김종익- 지원과 협력위주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주문한다. 예산집행에서 주도권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았으면 한다. 너무 대표성에 집착하다 보면 물산(강진 청자, 영암 왕인), 인물등으로 협소화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축제를 형성하기 어렵다. 목포 주변지역의 태생적 뿌리라는 공통분모를 찾아 함께해야 하며 특히 목포시의 열린자세가 중요하다.
김탁- 자치단체장들의 ‘나 있을 때 아니면 안된다’는 의식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의식에 기초한 주민의 열망을 형상화해내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간 연계축제의 경우도 너무 조급하게 형식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경기도 도자기축제와 같이 평소에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도록 하는데 행정이기주의를 벗어나 대승적으로 다가설 것을 주문하고 싶다. 함축해 표현하면 행정은 스텝기능을 해야지 무대의 배우역할을 고집하지 말라는 것이다.

도자기축제 물산품전 자리매김돼야

윤소하-마지막으로 지역축제에 대한 의견을 낸다면
김종익- 도자기 축제의 경우 지역축제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본다. 도자기관련 물산품전 정도로 위치를 규정하는게 현실적이다. 경실련에서는 지역 축제와 관련해서 워크샵을 열어 이 문제를 심도있게 짚어내고자 하는데 목포시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면을 빌어 부탁하고자 한다.
김탁- 목포시의회 의원들 사이에서도 도자기축제는 정답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팽배해 있다.
도자기축제가 내거는 ‘향토산업체에대한 지원과배려’라는 명분은 오히려 유명백화점 상설판매장 확보지원, 시민의 날과 같은 행사시 판매장 마련, 산학협동기술 지원등의 실리차원으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점차 그규모를 줄여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내용을 모색해야한다. 목포시의회에서도 지역축제와 관련한 의원들간의 토론과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손재오- 축제의 본래적 정신과 의미 기능이 제대로 녹아나도록 해야한다. 동네축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작은 축제를 생활곳곳에 배치해서 참여와 체험의 과정을 통한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이러한 힘과 성과를 바탕으로 주제가 분명하면서도 목포에서 만 느낄 수 있는 지역축제를 마련해야하며 이를 인근 지역의 여러 주제들과 연계해서 풍부화해 낸다면 명실상부한 지역축제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보여주기위한 조급함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