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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리에 나서며

글쓴이	나무나루	등록일	2006-10-23 01:33:37	조회	1596


민예총이 거리로 나섭니다. 지난 시절, 숨막힐 듯 조여오던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리는 북과 장고, 꽹과리, 징 그리고 기타와 건반, 천조각과 페인트와 붓, 땀에 젖은 옷자락에 숨겨온 원고지를 들고 목포역 앞에서 그리고 중앙시장 앞 도로에서 땀흘리며 뛰어온 인연으로 민족예술인이라는 든든한 연대를 통해 목포민예총을 만들었지요. 언제나 가슴조이던 시절이었지만 우리의 문화예술을 통한 신명과 혼이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디딤돌 역할을 해왔음을 자부하며 지내왔던 시절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문화를 통한 사회개혁를 꿈꾸며 문학, 연극, 음악, 미술, 무용 등 각자 장르에서의 예술적 깊이를 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당당히 한국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거대한 또 하나의 산맥으로 우뚝 자리잡았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 목포에서도 많은 진취적인 청년작가를 문화예술의 테두리에 묶어세워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과 함께하였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의 운영과 건강한 창작활동, 지역의 민주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문화사업 등 목포의 새로운 문화발전을 위해 모두가 애써왔던 일들이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얼마전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민예총의 김문호 지부장님께서 목포시의 회의에 참석하셨다가 어느 예술단체의 대표로부터 멱살이 잡히고 머리카락이 잡히는 등의 모욕적인 폭행을 당했던 사실말입니다. 그것도 사적인 자리가 아닌 목포시 회의실에서, 목포시 공무원이 주관하던 회의석상에서 사적인 일도 아니고 해양문화축제라는 목포시민의 공무를 논하다가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정말 분통이 터지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당장 달려가 멱살다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가슴 속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그래서 우리의 뜻을 언론과 인터넷으로 알리고 최소한의 요구로 원만히 마무리하자 라고 말입니다. ‘폭행당사자의 공개사과와 관련위원직 사퇴’, ‘목포시의 폭행사태에 대한 해명과 사과’ 이 두가지가 우리의 요구조건입니다. 무리한 요구조건입니까? 우리의 주장과 요구가 50여일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폭행당사자는 물론이고 행정의 책임기관인 목포시로부터 단 한번의 대화와 사과에 대한 제안을 받을 가치가 없는 그런 것 이었습니까? 우리가 선출한 대표가 목포시민의 관심사인 해양문화축제 회의에 참석해서 민예총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그 소속회원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치욕스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사건이 발생한지 50일이 지났습니다. 폭행당한 지부장님께서 그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상처깊은 가슴앓이를 하고 계십니다. 그 가슴앓이는 꼭 지부장님만의 것은 아니지요. 상처는 저의 가슴에도 장르위원장님의 가슴에도 오늘만난 우리 민예총 회원의 가슴 가슴에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우리는 거리로 나섭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그 지독했던 군사독재의 총칼과 곤봉에 맞서 싸우다 찢어지고 잡혀갔던 어두웠던 시절 이래로 목포지역의 왜곡된 문화정책을 바로잡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예조직 민예총의 자존심을 똑바로 세우러 오랜만에 다시 거리로 나섭니다. 다시 나서는 우리의 발걸음을 초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나서는 발걸음에 힘찬 격려와 성원을 담아주십시오. 함께 손잡고 어깨를 나란히 맞대어 우리의 정의로운 싸움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24일, 시청 앞에서 열리는 거리예술제의 자리가 우리의 승리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청앞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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